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투자아이디어

투자로 큰 돈을 번 난독증 헤지펀드 매니저, 래리 하이트

 

1. 투자의 두 가지 길: 버핏 vs. 하이트

투자로 돈 버는 방법을 아주 크게 나누면 두 가지다.

- 워런 버핏처럼 기업의 가치를 분석해서 싸게 사는 길
- 래리 하이트처럼 “가격 흐름(추세)” 그 자체를 따라가는 길

워런 버핏은 어려서부터 코카콜라 뚜껑을 세고, 콜라 번들을 낱개로 팔면서 “수요”를 계산하던 숫자 천재였다.
반대로 래리 하이트는 한쪽 눈은 실명, 다른 한쪽도 거의 안 보이고, 난독증까지 있는 아이였다. 글도 제대로 못 읽고, 운동도 못하고, 학교 성적도 엉망. 자기 스스로를 “실패자”라고 느끼던 사람이었다.

그런데 30대에 들어가서 둘의 투자 성적은 이렇게 나온다.

* 버핏: 32세에 100만 달러
* 하이트: 32세에 1,200만 달러
* 40대 후반 기준 자산도 둘 다 1억 달러 이상

천재 vs. 난독증 장애인
가치투자 vs. 추세추종
둘 다 결과는 “성공”이다.

이 글은 그 중에서도 ‘추세추종’이라는 길을 선택한 래리 하이트의 생각을 정리하는 글이다.
정답을 강요하려는 게 아니라, *“아, 이렇게 생각하고 이렇게 매매할 수도 있구나”* 하고 나 스스로 투자 원칙을 손질하기 위한 메모에 가깝다.

2. “나는 태어날 때부터 실패자가 아니었다”

하이트의 어린 시절은 꽤 비참하다.

* 한쪽 눈은 태어날 때부터 실명
* 다른 한쪽 눈도 시력이 엉망
* 글자가 뒤집혀 보이는 심한 난독증
* 공부도, 운동도, 시험도 전부 망함
* 심지어 자살 생각까지 할 정도로 자신을 실패자로 여김

대학을 졸업한 뒤에야, 어떤 교사가 그의 상태를 보고 “난독증”이라는 이름을 붙여 준다.
그때 그는 펑펑 울었다고 한다.

“나는 원래부터 멍청하게 태어난 게 아니라, 이름 붙일 수 있는 문제를 갖고 있었을 뿐이라는 사실이 너무 감사했다.”

여기서부터 하이트의 사고방식이 바뀐다.

 

“나는 실패자니까 무조건 이길 생각은 버리고, 질 것을 전제로 시스템을 짜야겠다.”

이게 나중에 그의 핵심 문장으로 정리된다.

“나는 늘 질 것을 예상했기에 이길 수 있었다.”

3. 첫 직장에서 본 ‘추세추종’의 원형

첫 직장에서 하이트는 잭 보이드라는 트레이더를 만난다.
이 사람은 복잡한 이론은 없는데, 이상하게 매년 꾸준히 돈을 번다.
방법은 단순했다.

* 오르는 건 묻지도 따지지도 않고 탄다.
* 내려가기 시작하면 뒤도 안 돌아보고 나온다.
* 여러 종목으로 분산해서 리스크를 나눈다.
* 연평균 수익률은 약 20%

하이트는 이때 머릿속에 전구가 켜진다.

“아, 이게 추세추종이구나. 잘 되는 건 더 태우고, 안 되는 건 바로 잘라버리는 것.”

복잡한 예측, 경제 전망, 스토리보다
“지금 실제로 가격이 어떻게 움직이고 있느냐”에만 집중하는 방식이다.

4. 승산(확률)을 올리는 법: 데이트와 경마 이야기

하이트가 재밌는 비유를 많이 쓰는데, 그중 둘이 인상적이다.

4-1. 데이트에 적용한 승산 높이기

문제:
* 본인은 “못생겼고, 어눌하고, 첫인상이 강점이 아닌 남자”
* 파티나 술집처럼 잘생긴 남자들이 넘쳐나는 곳은 자신에게 불리한 시장

그래서 이렇게 전략을 바꾼다.
1) 여자가 훨씬 많은 쇼핑몰로 간다.
2) 혼자 앉아 있고, 심심해 보이는, 매력적인 여성에게만 접근한다.
3) “커피 한 잔 하실래요?” 정도의 부담 없는 제안만 한다.
4) 대략 4명 중 1명은 커피를 같이 마셔 준다는 확률을 얻는다.
5) 그중에 또 괜찮은 사람에게만 “저녁 같이 드실래요?”로 한 번 더 시도한다.
6) 3명 중 1명은 저녁을 같이 먹는다. 여기서 관계가 이어진다.

핵심은 세 가지다.

* 내가 불리한 시장은 피한다.
* 조건에 맞는 사람에게 가볍게, 여러 번 시도하며 확률을 눈으로 확인한다.
* 성공 확률이 확인된 패턴에 반복적으로 베팅한다.

이게 그대로 투자에 옮겨지면,

* 대형주(기관·외국인 전쟁터)는 피하고,
* 내가 승산 있다고 느끼는 종목·시장만 골라서,
* 처음엔 소액으로 가볍게 진입해보고,
* 여러 번의 시도에서 실제 확률을 계산해 본 뒤,
* 승률과 손익 구조가 확인되면 그때 조금 더 세게 베팅하는 방식이 된다.

4-2. 경마장 베팅

경마장은 더 단순하다.

* 말에 대해 아는 지식 거의 없음
* 그냥 “승률이 좋아 보이는 말들”을 다 골라서, 소액으로 분산해서 건다.
* 각 말이 왜 좋은지는 관심 없음
* 하루가 끝나니, 말 잘 아는 친구보다 돈을 훨씬 많이 벌어 있음

여기서도 패턴은 같다.

- 예측·스토리 → 배제
- “지금 잘 나가고 있는 것”들의 리스트를 만든다.
- 한 종목(말)에 몰빵하지 않고 소액 분산.
- 잘 되는 쪽의 수익이 전체 포트를 끌어올리도록 구조를 짠다.

5. 추세추종의 핵심 문장들

하이트와, 그가 인용하는 경제학자 리카도의 문장을 정리하면 이런 식이다.

# 리카도의 3가지 황금 규칙
1) 선택권을 거부하지 마라. 기회를 아예 차단하지 말고, 게임에 뛰어들 준비를 하라는 말.
2) 손실을 막아라. 산 뒤에 가격이 떨어지면 미련 없이 판다.
3) 수익을 따라가라. 올라가는 동안은 쉽게 팔지 않는다. “손실은 짧게, 수익은 길게”가 핵심.

# 하이트의 4가지 기둥
1) 게임에 뛰어들어라. “베팅하지 않으면 얻을 수 없다.”
2) 모든 판돈을 잃으면 더 이상 베팅할 수 없다. 몰빵 금지, 생존이 최우선.
3) 승산을 알고, 언제나 지켜라. 확률과 손익 구조를 수치로 확인하라.
4) 손실은 막고, 수익은 따라가라. 잘 안 되는 건 멈추고, 잘 되는 건 계속해라. 투자든 인생이든.

6. 추세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: 신고가 & 이동평균선

하이트가 말하는 추세 확인법은 의외로 단순하다.

6-1. “4주 신고가 전략”의 아이디어

현대 추세추종의 아버지로 불리는 리처드 돈치안은 이런 전략을 썼다고 한다.

* 최근 4주(약 20 거래일) 동안의 신고가를 돌파한 종목은 매수
* 최근 4주 신저가를 찍은 종목은 매도

즉, 일정 기간 동안 계속 위로 뚫고 있는 종목이 앞으로도 어느 정도 그 방향을 유지할 가능성이 있다고 보고, 거기에 베팅하는 방식이다.

국내 HTS를 쓴다면(예: 키움 0161 신고가 창 등),
이 아이디어를 이렇게 응용할 수 있다.

* 최근 20거래일 신고가를 기록한 종목들만 추려보기
* 관리종목·우선주는 제외
* 시가총액은 너무 크지 않은데, 거래대금은 충분히 몰린 종목 위주로 보기

이건 어디까지나 “추세가 강하게 붙은 종목을 찾는 한 가지 예”일 뿐이다.
문제는 이걸 맹신하는 게 아니라, 여러 번 실험해 보고 “진짜 내 통장에서는 어떻게 작동하나”를 확인하는 것이다.

6-2. 이동평균선으로 추세 보기

하이트는 이동평균선도 많이 쓴다.

* 단기: 20~30일선
* 중기: 50일, 120일선
* 장기: 200일선

그가 말하는 아주 인상적인 한 줄은 이거다.

“200일 이동평균선이 우상향하는 주식은 계속 오르는 주식이라고 봐도 좋다. 나는 그런 주식을 사서 들고 있다가, 내가 감수하기로 한 손실 폭만큼 떨어지면 바로 빠져나온다.”

여기서 포인트는 두 가지다.

1) 추세 기준을 숫자로 정해 둔다.
* 예: “200일선이 우상향하는 종목만 산다”
* 예: “최근 20일 신고가 종목만 내 관심 리스트에 넣는다”

2) 손절 기준을 숫자로 정해 둔다.
* 예: “매수가에서 −2% 떨어지면 무조건 판다”
* 예: “1종목당 계좌 전체의 1% 이상은 잃지 않는다”

7. 리스크 관리가 ‘전부’라는 태도

하이트는 정말 집요하게 리스크만 강조한다.

* “시장은 내 친구가 아니다.”
* “시장이 어디로 갈지는 모른다. 그러나 내가 얼마나 베팅할지는 통제할 수 있다.”

그가 세운 룰은 대략 이렇다.

1) 어떤 거래를 하든, 미리 “최악의 시나리오”를 상상한다.
* “이 종목이 폭락하면, 나는 얼마까지 잃어도 되나?”
* 그 금액이 손절 기준이 된다.

2) 한 트레이드에서 계좌의 1% 이상은 잃지 않는다.
* 예: 1억 계좌면, 한 종목에서 최대 손실 100만 원 내로.

 

3) 분산투자한다.
* 다만 서로 똑같이 움직이는 종목들끼리만 잔뜩 담아 놓고 “분산했다”고 착각하지 말 것.

4) 원칙과 시스템을 반드시 지킨다.
* 감정, 뉴스, 촉을 끼워 넣지 말고,
* 처음 정한 규칙대로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훈련이 필요하다.

8. ‘추세추종식 매매 흐름’

개인투자자가 응용할 수 있는 전략은 다음과 같다.

1) 내가 승산 있을 시장만 고른다.
* 기관·외국인이 치고받는 초대형주 대신,
* 시총은 너무 크지 않지만 거래대금이 충분히 몰리는 종목군에 집중할 수도 있다.

2) 추세가 뚜렷한 종목만 본다.
* 예: 최근 4주 신고가 종목
* 예: 200일 이평선이 우상향하는 종목

3) 처음에는 소액으로만 들어간다.
* “괜찮은 사람인지 테스트해보는 첫 커피” 정도 느낌

4) 손실은 아주 빨리 끊는다.
* 예: −1~2%면 그냥 잘라버리는 식
* '소액 + 빠른 손절'이므로 심리적으로도 덜 부담

5) 수익 나는 종목만 남겨서 추가 베팅한다.
* 수익이 나고 있는 종목들 중에서,
*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고, 가격이 쉬어갈 때를 ‘외롭고 심심한 순간’으로 보고
* 그때 추가 매수를 고려하는 방식

6) 여러 번 반복하면서 내 통계(승률·손익비)를 직접 뽑는다.
* “10번 중 몇 번 수익이 났나?”
* “이 전략으로 6개월, 1년 돌렸을 때 계좌가 정말 늘어났나?”
*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베팅 규모를 서서히 키우거나, 전략을 수정한다.

핵심은 딱 하나다.
“수익을 쫓아가고, 손실은 잘라내라.”
이것이 단기 투자·기술적 분석을 한다면 피할 수 없는 절대 규칙이라는 것.

9. 예측하지 말고, 반응하라

하이트는 미래 예측에 굉장히 냉소적이다.

“경제가 어디로 갈지, 금리가 어떻게 될지, 나는 모른다.”
“그래서 나는 늘 ‘틀릴 것을 전제로’ 시스템을 짠다.”

그의 방식은 이렇다.

1)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고, 그만큼만 잃을 준비를 해 둔다.
2) 추세가 꺾이는 순간, 시스템적으로 시장에서 빠져나온다.
3) 위기가 오면, 추세추종자는 보통 더 잘 버틴다.

 

* 대량 매도 = 추세의 ‘급격한 전환점’
* 이 지점에서 손절 규칙이 작동해 자동으로 빠져나온다는 것.

그리고 중요한 한마디.

“언제나 다음 기회는 온다.”

 

10. 결론

하이트의 메시지를 한 줄로 줄이면 이거다.
“게임에 뛰어들되, 절대 망하지 않을 구조로 뛰어들어라.
그리고, 손실은 짧게, 수익은 길게 끌고 가라.”
추세추종이 마음에 들든, 가치투자가 맞든,
어떤 길을 가더라도 내가 감당할 수 있는 리스크 안에서,
시스템과 원칙을 세우고, 그걸 지켜 나가는 것이 결국 핵심인 것 같다.

나도 투자하면서,
끝까지 보지도 않고 방치한 계좌,
“오르겠지…” 하며 손실을 방치한 종목,
반대로 조금 오르자마자 겁나서 이익을 너무 빨리 실현해 버린 경험들을 수없이 반복해 왔다.
그래서 이 내용을 한 번 정리해서 남겨 두고 싶었다.

앞으로는 “예측”이 아니라 “반응”에 초점을 둘 것.
손실을 짧게 자르는 규칙을 숫자로 명확히 적어 둘 것.
수익 나는 종목을 너무 빨리 내치지 말 것.
항상 “이 트레이드에서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최대 손실 금액”을 먼저 정할 것.

트레이딩은 원리만 놓고 보면 단순하다.
하지만 다이어트처럼, “단순하지만 전혀 쉽지 않은 것”이라서 문제다.
그래도 꾸준히 기록하고, 공부하고, 훈련한다면
언젠가 나도 “추세를 잘 타는 쪽”에 가까워질 수 있지 않을까.

래리 하이트도 했는데,
우리가 못할 이유는 딱히 없으니까.